[문화일보 10.07.22.(목)]<1사1촌이 국격 높인다>무료 병원·법률상담소 출동 !… 농촌과 확∼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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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1촌이 국격 높인다> |
무료 병원·법률상담소 출동 !… 농촌과 확∼ 통한다 |
1부 ‘시민사회운동’으로 뿌리내렸다-⑤ 농촌복지 종합지원 |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 | 기사 게재 일자 : 2010-07-22 14:23 |
지난 17일 경북 청송군 파천면 참소슬 마을 심원섭(64)씨의 사과밭에서는 때 아닌 사과 강의가 한창이었다. 교수는 박무용 농촌진흥청 사과시험장 박사였고, 학생들은 예순이 넘은 마을 주민들이었다. “지금 이 나무는 하계전정(여름철 가지치기)을 해줘야 할 시기가 지난 것 같네요. 가위보다는 손으로 직접 가지를 찢어 주셔야 합니다.”(박 박사), “손으로요? 그건 와 그란데요?”(심씨), “가위로 하면 그루터기가 남아서 금방 재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손으로 찢어주면 그루터기까지 깨끗하게 잘려나가 재생하기 어렵습니다.”(박 박사) 박 박사의 설명에 주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심씨는 “30년 넘게 농사를 지었지만 손으로 가지를 찢는 것은 몰랐다”면서 “전문가들이 나와 상세한 설명을 해주니 농사 짓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은 농촌진흥청 직원들이 1사1촌 결연마을인 참소슬 마을에 내려와 1사1촌 교류를 진행하는 날이었다. 마을 곳곳에서 사과 도장지 제거 작업과 논에 자란 피 제거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그러나 농진청이 이곳 마을에서 펼치는 1사1촌운동은 단순한 일손돕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여기에 농촌 현장 종합 컨설팅 및 의료 봉사를 연계한 종합 세트로, 이름하여 ‘푸른 농촌 희망 만들기’ 행사였다. 농촌일손돕기와 농산물 직거래로 출발한 1사1촌 교류가 도시 기업이나 기관의 특장점을 최대한 살려 각종 컨설팅이나 법률·의료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시민사회운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날 마을 어귀에 노인들이 몰린 곳으로 다가가자 간이 병원이 나타났다. ‘내과’, ‘가정의학과’ 등 진료 항목을 써붙인 책상 앞에 전문의가 앉아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상담을 해주고 있었다. 엑스선 촬영 기기가 실린 버스와 간이 물리치료실까지 갖춘 어엿한 이동병원이었다. “신물이 자꾸 넘어오고 그란다… 아이고 여는 와 이리 아프노?” “물리치료 하고 가세요. 약은 3일치만 지어드릴 게요.” 김태분(70) 할머니의 질문에 신경숙 순천향대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답했다. 이곳에서 보건소는 약 2㎞ 떨어져 있다. 3시간마다 한 번씩 다니는 버스를 타고 다녀오려면 하루를 다 보내야 한다. 병원이 있는 시내까지는 20㎞가 넘는다.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은 노인들에게 일회성 봉사활동이 아닌 지속적인 1사1촌 교류를 통한 의료서비스 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농진청은 앞으로도 이 같은 활동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김재수 농진청장은 “이번 활동은 진정으로 살 만한 농촌을 만들기 위한 농촌현장 종합지원 모델이며, 본격적인 확산을 위한 첫 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면서 “농진청은 앞으로 이 같은 모델을 더욱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사1촌운동이 농촌마을에 각종 서비스를 지원하는 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9일 중소기업진흥공단은 한국의학연구소와 손잡고 1사1촌 결연 마을인 강원 화천군 상서면 노동리 흑이마을에서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포함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초음파 검사는 물론이고, 위장 촬영, 엑스선 검사까지 검사항목만 70여개에 달하는 종합검진이었다. 2007년 처음 1사1촌 결연을 한 뒤 꾸준하게 일손돕기 및 특산품 구매를 진행해 왔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분야로 활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병원이 직접 1사1촌운동에 나서는 경우도 늘고 있다. 강릉동인병원과 광주 은병원 등이 대표적이다. 강릉동인병원은 강릉 사천면 석교1리마을과 지난 2007년 1사1촌 결연을 맺은 이래 1년에 10여 차례씩 마을을 찾아 특산물 구매나 일손돕기는 물론 침이나 부항 등 한방치료도 하고 있다. 은병원은 2007년부터 50여곳의 농촌 마을과 1사1촌 결연을 맺고 농촌 일손돕기 활동과 특산품 구매 및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김달호 강릉동인병원 원무과장은 “이제는 우리가 거의 마을 주민 같아서 마을 어르신들이 손가락 하나만 다쳐도 전화가 올 정도”라면서 “적은 일손이나마 앞으로 농촌 돕기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송 =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 ● 관련기사 링크 ● 클릭 =><1사1촌이 국격 높인다>무료 병원·법률상담소 출동 !… 농촌과 확∼ 통한다 |